
광장일보 주재영 기자 | 차세대 AI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유리 기판 (Glass Substrate)의 모든 표면에 회로를 직접 그릴 수 있는 혁신적인 배선 기술이 국내 대학과 정부 출연연, 그리고 미국 우수 대학이 협력한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전남대학교 (한승회 교수 연구팀)와 KAIST (김영진 교수 연구팀)를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그리고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Texas A·M University) 연구팀이 참여한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NRF)이 지원하는 ‘글로컬 R·D’ 및 ‘글로벌기초연구실’ 사업을 통해 지역 거점 대학의 글로벌 연구 역량을 결집하여 이뤄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공동 연구팀은 초고속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해 투명 기판의 전·후면에 전도성 탄소 회로를 마스크 없이 직접 새겨 넣는 '극초단펄스 레이저 유도 화학기상증착 (ULCVD)'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AI 반도체의 고집적화와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인해, 전기 신호와 광(빛) 신호를 하나의 칩에 통합하는 차세대 '공동 패키징 광학(Co-Packaged Optics, CPO)' 기술이 대두되며 광학적 특성이 뛰어난 '유리 기판'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유리 기판 상하를 연결하는 유리관통전극 (TGV)이나 재배선층 (RDL) 공정에서 입체적인 배선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기술적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가 투명한 유리를 그대로 통과하는 특성과 비선형 흡수 현상을 이용해, 유리 기판의 앞면과 뒷면 (Rear-surface) 모두에 자유롭고 선택적인 배선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공정 최적화를 통해 기존 학계에 보고된 최고 수준의 레이저 유도 그래핀 (LIG) 배선과 필적하는 우수한 전기 전도성을 확보했다.
또한, 본 기술이 향후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인 관통 홀 (Through-hole) 내부나 복잡한 3차원 곡면 구조물 위에도 배선을 형성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과 원천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술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정육면체 원자 증기 셀 표면에 탄소 히터를 패터닝하여 비접촉식 무선 광열 가열 콘셉트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투명한 유리 고유의 특성과 3D 전자 회로를 결합할 수 있는 본 기술은 향후 첨단 CPO 기반 광-전 융합 반도체를 비롯해 정밀 양자 센서 등 다양한 3차원 유리 구조물 기반 소자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대 한승회 교수는 “이번 성과는 글로벌기초연구실 사업 등을 통한 긴밀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실”이라며, “복잡한 마스크 공정 없이도 유리 기판의 전방위 패터닝이 가능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현재의 탄소 기반 배선을 넘어, 향후 반도체 패키징의 주력 소재인 구리 (Cu)나 금 (Au) 등 다양한 금속 물질로 본 ULCVD 공정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는 향후 글로벌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급망에서 국내 기술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 결과는 JCR 광학 분야 상위 4.4%에 해당하는 최상위 학술지인 ‘PhotoniX (IF: 19.1)’에 4월 3일자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글로컬 R·D 지원사업(연구책임자: 한승회 교수) ▲한국연구재단(NRF) 글로벌기초연구실지원사업(단장: 강현욱 교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기계장비산업기술개발사업(주관: 한국기계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