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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침묵 깬 군산조선소, 새 주인 맞아 완전 부활 채비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MOA 체결

 

광장일보 주재영 기자 | 9년 가까이 멈춰 있던 군산조선소의 망치 소리가 새 주인을 맞아 다시 울릴 채비를 갖췄다.

 

13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서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본사에서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양사가 '조선소를 넘긴다·받는다'는 의향을 공식 문서로 확인한 것으로, 최종 계약은 실사(현황 점검)를 완료한 뒤 별도로 진행된다.

 

인수를 추진하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국내 최고(最古) 조선사인 HJ중공업의 모회사로, 조선 설계·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산조선소를 신조 선박 건조가 가능한 완전한 조선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합의를 통해 향후 3년간 자사의 블록 제작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지속 발주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용역 제공, 원자재 구매 대행, 자동화·스마트 조선소 관련 기술 지원도 함께 뒷받침된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블록 생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공정·동선·설비 등을 정비해 단계적으로 신조 선박 건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용 면에서는 현재 군산조선소에 근무 중인 사내협력사 인력 806명의 고용이 그대로 승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 직영 인원 199명은 울산 본사로 재배치된다. 전성기에 4,000여 명이 일하던 군산조선소가 신조 선박 건조로 역할을 넓혀간다면 지역 고용과 경제 회복에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조선소는 HD현대중공업이 2010년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80만㎡ 규모로 건립했다. 2017년 조선업 경기 침체에 따른 물량 감소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5년여 만인 2022년 10월 일부 재가동에 들어가 현재 연간 약 10만 톤 규모의 선박 블록(선체 조각)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독자적으로 완성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 본연의 기능은 아직 되찾지 못한 상태였다.

 

도는 이번 합의각서 체결을 10년 가까이 염원해온 숙원에 마침내 탄력이 붙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이후 해상 물류비·인력 양성·고용 지원 등에 375억 원을 투입하며 무너진 조선업 생태계를 꾸준히 복원해 왔고, 조선업 협력사 195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안정자금 270억 원도 별도로 지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정부가 역할만 제대로 하면 군산 조선업은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히며 조선산업 재건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인수 합의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군산조선소 완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는 이번 인수 합의를 군산조선소를 'K-조선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발판으로 삼아 중앙 부처와 협력해 인력 양성, 세제 지원, 고용 보조 등 행정·재정적 뒷받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번 합의각서 체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전북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군산조선소를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