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일보 주재영 기자 |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몸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숨이 차고 쉽게 피로감을 느껴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사민 교수팀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와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기 기능이 개선되면 환자들의 신체적·사회적 제한이 감소되고 삶의 만족도는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치료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활용되던 정량적인 영상지표인 심장초음파 검사가 환자의 주관적인 삶의 질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심장초음파의 임상적 가치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부전 분야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유럽심부전학회지(European Journal of Heart Failure, 피인용지수 10.8)’에 최근 게재됐다.

이사민 교수와 하버드 의대 부속 병원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연구팀은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 좌심실에서 내보내는 혈액의 비율이 40% 이하로 떨어지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 406명을 대상으로 24주간의 약물치료 전후 심장초음파 지표와 삶의 질 점수를 비교 분석했다.
삶의 질 점수는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KCCQ-12)’를 활용해 측정했다. 설문은 △호흡곤란·피로·부종 등과 같은 증상 빈도, △일상생활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신체활동 제한, △사회활동·여가·대인관계 등 사회적 제한, △심부전으로 인한 삶의 만족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약물치료는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에날라프릴로 등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좌심실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 개선될 때마다 환자의 삶의 질이 비례하여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심장초음파 지표 중 이완 기능을 나타내는 승모판륜 속도(e’)가 증가할 때마다 △신체활동 제한이 2.4~2.7점 개선되었으며 △사회적 제한이 3.4~3.6, △삶의 만족도가 2.3~2.4 개선되었다.
좌심실이 혈액을 내보내는 지표인 좌심실 압력 정도(중격 E/e’ 비율)가 낮아질수록 좌심실이 잘 이완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중격 E/e’ 비율이 감소할 때마다 △신체활동 제한이 2.8점 △사회적 제한이 3.1 △삶의 만족도가 3.3점 개선됐다. 좌심실이 이완되지 않아 좌심방의 크기가 증가할 때는 △신체활동 제한이 2.8점 △사회적 제한이 2.4 △삶의 만족도가 2.0점 감소했다.
좌심실의 수축 기능과 연관된 좌심실의 크기나 박출률, 우심실 기능 등은 삶의 질 지표 변화와 유의미한 연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이사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초음파가 단순한 진단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예측하고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정량적 도구임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였다. 앞으로도 영상기반 정밀진단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개발하고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최신 고해상도 3D 초음파 장비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초음파를 시행하고 있다. 연간 7만 건에 달하는 정밀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정량적 분석과 임상 진료의 연계를 통해 환자 중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