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주재영 기자 |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뿐 아니라 뇌혈관질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뇌출혈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발병률이 높지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여름철에 발병이 증가한다. 더위로 인한 탈수가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혈류 속도를 떨어뜨려 혈전(일명 ‘피떡’)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분당제생병원(병원장 나화엽) 신경외과 김현곤 과장은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다량의 수분을 땀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며 “체온을 낮추는 과정에서 혈관이 팽창해 혈압과 혈류 속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느려지는 것도 뇌경색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위가 부르는 ‘느린 혈류’와 ‘진해진 혈액’
여름철에는 상승한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 혈관이 확장된다. 그 결과 혈류 속도가 느려지고, 동시에 탈수로 체내 수분이 줄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생성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렇게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세포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경색이 발생한다.
고위험군, 냉방–외출 간 급격한 온도 차 주의
김 과장은 “평소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이 있거나 뇌졸중 가족력이 있다면 여름철 뇌졸중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내에서 과도한 냉방으로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한낮 폭염의 야외로 갑자기 나가면 급격한 온도 차로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고 혈관 수축이 일어나 뇌졸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